홍대입구 4번출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알바이진’이라는 스페인 요리전문점이 있다. 주로 스페인풍의 음식들을 제공한다지만 독특한 아랍음식들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예전 직장 동료들 몇몇과 함께 술자리를 마치고 간단히 맥주 한잔만 하자는 제안에 김 선배가 데리고 간 집이다. 간판의 이름마저 낯설고, 분위기도 꽤 수상했다. 스페인 요리전문점이라면서도 이것이 스페인풍인가 의심이 갔으니 말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스페인 내에 있는 무어인(아랍인)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 헤네랄리페 정원과 함께 알바이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을의 이름이다. 세 곳 모두 이슬람 왕국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통적이고 화려한 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어 관광지로도 각광받고 있다. ..
내가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고, 아주 가끔 자전거여행을 다녀온 포스트를 올리고, 한동안 자전거출퇴근을 했다는 이유로, 지인들이 자전거에 대해 묻곤 한다. 보통은 어떤 자전거를 사는게 좋으냐는 질문이지만, 자전거의 종류도 많고 용도도 다양해서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내가 아는 정보도 빈약하고 지식도 얕은게 가장 큰 이유다. 아는 후배가 또 안부게시판에 비밀글로 자전거에 대해 물었다. "이제 봄이구 해서 자전거를 살까 하는데, 어떻게 저렴하고 튼튼하고 예쁜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을까요? 일상에서두 가까운 근거리 여행두 가능한 걸루 사고 파요~ 너무 큰 욕심인가요? 자전거 구입에 관한 조언좀 부탁드려요~" 이런 질문이 나올 때마다 얼버무리거나 이런저런 말들을 늘여놓긴 하는데, 한번 본격적으로 정리해 보자..
여행자들은 생활에 지쳐 여행을 떠나지만, 그것이 며칠짜리 레저가 아니라면, 결국 여행이란 삶을 등지고 죽음의 냄새를 맡으러 가는 머나먼 길이다. - 유성용 | 갤리온 | 2007.6.1. 책 표지는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여행기’라고 버젓이 내보이고 있다. 쿨(cool)한 것도 지겨워 핫(hot)해 버린 세상에 ‘쓸쓸’이라는 못난 두글자를 내놓은 책이다. 도대체 이 작자는 어떤 여행을 했기에 이런 말을 표제에 내걸었을까. 제목도 생소하기 그지없다. 라니, 낯선 신조어 앞에서 고개만 갸웃거렸다. 책의 마지막 마침표를 핥고 나니 그 쓰디쓴 단어의 맛에 괜히 침울해진다. 여행이 생활이 된 자는 길위에서 죽음을 예고한다. 그것은 외롭고 구차한 삶이다. 생활을 잃어버리고 정처없이 떠돌다가 구천의 어느 하늘 아래에..
올해도 새해 계획의 하나로 여행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여행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가장 고려되는 사항이 바로 예산이다. 돈을 얼마나 쓸 것인가에 따라 여행의 질이 달라질 테니 말이다. 비용을 절감하는데는 마일리지만큼 착한 게 있을까. 한푼두푼 쌓았던 마일리지가 모여서 효자노릇을 하니 말이다. 아무튼 대머리가 되는 한이 있어도 남들처럼 공짜 제주도 여행이라도 한번 가보고 싶다. 그래서 마일리지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먼저 국내 최대의 항공마일리지를 적립해 주는 LG텔레콤을 보겠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전 SK텔레콤에서 과감히 LG텔레콤으로 이사했으니 아주 잘됐다. 본격적으로 내 마일리지를 계산해 보려 한다. 일단 기본료와 국내통화료를 합쳐 3만원 이상 되어야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또 LG텔레콤의 17마일리지에..
사이먼쇼를 마지막으로 푸켓 관광은 모두 끝났다. 이제 푸켓공항에서 우리나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이 여행기도 이제 이것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푸켓에서의 4박 6일 일정을 하나하나 세심히 정리하면서 두달의 시간이 걸렸으며, 장장 21회에 걸친 포스팅이 이루어졌다. 그만큼 많은 볼거리가 있었으며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다. 또 그만큼 많이 피곤하고 힘든 일정이기도 하다. 새로운 경험과의 만남은 사실 힘든 일이다. 하지만 그 안에 있을 짜릿한 재미가 있기에 여행은 의미 있다. 패키지 여행으로 함께 다녀온 18명 일행들의 표정을 보면 약간 지친 모습도 있지만, 전체 여행에 대해서는 대부분 만족하고 있었다. 어린 대학생 커플부터 중년의 어르신 부부까지 이번 푸켓여행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출국장으로 들..
오래전부터 동남아 지역은 화려한 게이쇼로 유명하다. 게이 축제도 여러곳에서 열린다. 동남아의 유명한 관광지에는 그 지역을 대표하는 게이쇼가 브랜드화 되어 알려져 있다. 남자가 간 푸켓의 게이쇼 이름은 다. 푸켓의 는 방콕의 , 파타야의 와 함께 태국의 3대 게이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쇼의 내용과 수준이 괜찮다는 것이다. 남자는 를 관람하기로 했다. 관광일정에서는 선택관광으로 분류되어 있다. 쇼는 전체적으로 각 나라의 전통공연이나 대중가요를 모방한 춤과 노래로 이루어진다. 쇼에 등장하는 이들은 모두 남성이거나 과거 남성이었던 여성, 즉 대부분이 트렌스젠더로 생물학적으로 여성의 몸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쇼의 멤버가 될 수 없으며, 엄격한 심사과정에서 그 끼와 재능이 인정받아야 무대에 오를 수 있다고 한..
팡아만 관광을 마치고 다시 푸켓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중 쇼핑관광 코스도 여럿 들렸다. 천연고무를 이용해 만든 침구세트를 판매하는 라텍스관, 태국의 세공기술을 자랑하는 보석판매점, 기념품점 등을 둘러보았다. 그래도 시간이 좀 많이 남는다며 일정에 없던 푸켓 대형 마트 구경도 했다. 일전에 과일 시장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무슨 일인지 관광객들이 대부분 하고 싶지 않아 해서 그냥 지나친 일이 있다. 그때는 좀 아쉬웠는데, 그나마 마트 구경은 그런 아쉬움을 조금은 상쇄해 주었다. 예전 교과서에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사회를 비교할 때 자주 등장하는 사진 하나는 물품도 별로 없는 매장 앞에 길게 줄을 선 무표정한 소련사람들 모습이었다. 그와 비교해 물품이 넘쳐나는 자본주의 사회의 대형 마트에 즐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