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절대 버리세요.""여기에 쓰레기를 버리세요."이제 초등 1~2학년쯤 되는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걷는다. 담벼락에 있는 글을 읽는다면서 반대의 의미로 읽어낸 것이다. 요즘에는 1학년 들어오기 전부터 한글을 익히고 들어온다고 하니 쓰인 글을 반대로 읽는 수준이야 놀랄 일도 아니다. 그래도 하는 모양새가 어른들이 들으면 한마디 할 성싶다. 막 글을 읽기 시작할 때는 간판이나 표지판의 글을 한 글자씩 읽어가면 부모들의 칭찬세례를 받아 우쭐했겠지만, 이제 그런다고 해서 칭찬할 수준이 아니니 반대로 재미와 관심을 끌어들이기 위한 아이들의 묘안이 바로 반대로 읽기일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이제 사물이나 현상을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고 자신만의 고유한 해석을 덧붙이려는 고집과 저항이 시작되는 나이다. 여전히 ..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촛불 집회 등을 통해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외워지다시피 했다. 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②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출처: http://raccoonenglish.tistory.com/2786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며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명제이다. 지금의 위기가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사람들은 헌법 1조를 통해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헌법 조항의 모태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바이마르 공화국의 헌법은 사회 과목에서도 종종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근대 국가의 가장 모범적인 헌법이라고 배웠다. 과연 그럴까?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이 헌법 조항을 뜯어고쳤다. 그 이..
작은 고양이의 걸음걸이처럼 밤이 오고 하루가 저물고 있습니다. 여름의 잔영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겨울이 온다해도 상관 없습니다. 바람부는 생의 골목을 돌아와 나는 언제나 그대를 알아볼테니 큰 길가의 언덕은 황갈색으로 변했고마을엔 쓸쓸한 저녁이 내려앉았습니다. 그런 저녁이 찾아와도 괜찮습니다. 어둠 속으로 걸어내려가 나는 언제나 당신을 알아볼테니 어떤 순간이 온다해도 어떤 계절이 온다해도 나는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언제나 거기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노래의 일부 가사만 번역된 것으로 KBS FM '세상의 모든 음악'에 나온 내용을 옮겼음.)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강조는 오래전부터 나왔다. 그러나 2015개정 교육과정에서는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것은 교육과정평가원의 연구 보고서나 연구 과제를 봐도 알 수 있다. 올해 초에 나온 평가원 보고서-"교과서 완결 학습 체제 구현 방안 탐색(RRT 2014002)"도 자기 주도 학습을 위한 교과서 연구 결과물이다. 교과서 완결 학습이란 말이 맞는 말인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여전히 교과서 중심주의 교육을 벗어나지 못한 한국 교육의 한계도 여실히 드러난다. 그렇지만 교육에서 교과서가 가지는 가이드라인을 최소한으로 하고 그밖의 것들로 교육을 채워야 하는 것이라면, 현재의 방향은 틀리지 않은 듯하다. 이 보고서에서 나온 교과서 완결 학습을 지원하는 교과서의 구성 방향은 다음과 같다. ..
새로 같이 일하게 된 신입사원이 오늘 졸업식을 한다. 하루 휴가를 받은 신입사원에게 축하 인삿말을 문자로 남기려다가 아예 장문의 글을 남겼다. 앞으로 풋풋한 새내기 신입사원의 직장 생활을 응원해 본다. 사진 출처: 플리커 @Luftphilia *** 씨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젊은날의 졸업식이 떠오릅니다. IMF의 여파로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간신히 작은 신문사에 취직했었죠. 그때나 지금이나 젊은 청춘들이 사회에서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게 녹녹치는 않습니다.그래도 *** 씨는 운이 좋습니다. *** 씨를 얻은 우리도 운이 좋습니다. 좋은 운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 봅시다. *** 씨에게 지금의 일이 그냥 '업'이 될지, 아니면 하늘이 내게 준 '명'이 될지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학생의 신분을 벗고 책..
황야의 이리 - 헤르만 헤세 지음, 김누리 옮김/민음사 난감한 일이다. 흔들리는 지하철에서도 보고, 침대 머리맡에서도 보았다. 작정하고 의자에 앉아서 열심히 탐독도 해 보았다. 그의 이전 작품 "데미안"에 대한 기대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 보았다. 그러나 달랐다. 재미도 감동도 없이 철학적 사유와 몽환적 상상력, 이해되지 않은 이야기의 연결 구조, 도저히 현실적 인물이라고 보기 힘든 등장인물들까지, 어느 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었다. 내 사유의 빈곤함인지, 아직 무르익지 않음인지 모를 일이다. 주인공 하리는 고집스럽게 자신의 사상을 고수하며 전쟁으로 치닫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소시민적인 삶과 명확히 구분되며 홀로 좁은 방에서 고전을 탐닉하며 살아가는 사상가이다. 세상에 대한 희망도 기대도 없고 ..
1. 술마시다. BU에서 이번 달에 그만두는 직원이 벌써 넷이다. 오늘 그 중 한 직원이 자신의 퇴직 파티(?)에 나를 초대했다. 이로서 유별나게도 퇴직자 중 딱 한 명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과 술 자리를 한 몇 안되는 직원이 되었다. 술 한 잔 제대로 해 본 일 없는 직원이 잠깐 함께 했던 모임의 인연으로 그 자리에 불러낸 것이니 특별하다고 할 수도 있다.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2. 취하다. 그런 자리가 편한 것은 아니다. 쏟아지는 문제 의식들에서 갈피를 잡는 일에도 허덕였다. 때로는 가시방석 같았다. 힘들게 날 변호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같이 성토했다. 물론 진심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도 동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매번 이런 자리에서 느끼는 것은 나이듦이다. 나이를 어중간하게 먹으니 심장..
간만의 장기 라이딩이었다. 아침은 좀 흐렸지만 예보에 따르면 약간 더울 거라고도 했다. 바람은 초속 1m/s 정도로 약했다. 자전거 타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집을 중심으로 많은 곳을 다녔다. 양평에서 집까지 달렸고, 서울과 과천을 잠실을 잇는 하트 코스도 달렸다. 이제 경인 아라뱃길로 인천 앞바다까지 달렸으니, 서울의 동쪽과 서쪽, 남쪽에 대한 자전거 투어는 어느 정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남은 건 북쪽인데 파주 임진각까지 간다면 동서남북을 모두 뚫었다고 할 수 있을까? 아침 9시, 집을 나섰다. 이제 자전거를 탈 때 트랭글GPS와 구글 운동 기록(My Track)을 켜는 것이 또 하나의 작업이다. 트랭글GPS는 앱 구동이 늦는 게 단점이다. 하지만 등산이나 걷기 코스 등도 살필 수 있어 좋다. 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