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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쏟아졌다. 바람이 몰아쳤다. 직원과 술을 마셨다. 지난 시간 함께 책을 만들면서 여러 고난이 한꺼번에 그를 덮쳤다.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큰일을 겪은 것이다. 그런 와중에 정신을 차려보니 마감이 코앞이었다. 일의 중심을 잡아야 할 상황에서 경황없이 큰일을 치른 상처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 같아도 아무렇지 않은 일이 절대 아니다. 밤마다 술을 마셨다고 한다. 정신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을 먹기도 했다. 그럼에도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결국 다시 술을 찾았다. 아버지와 싸우면서 헤어졌던 그 마지막 날이 가슴에 얹혀 잠이 들 수 없었다. 골뱅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먹는 바다 생물이다(2008년 기준으로 전 세계 소비량 4700톤 중 4187톤 소비). 골뱅이는 주로 수심 50m 사이의 고운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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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현옥 | 문이당 | 2006년 5월 읽음 당황스러운 제목이다. 누군가 소개해줬을 때 이혼 이후의 얘기라고 짐작했다. 드라마 ‘연애시대’처럼(사실 이 드라마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이혼 이후에도 관계를 이어가는 남녀의 이야기는 흔한 소재였으니까 말이다. 그런데 책장을 열 때부터 심상치 않다. “모든 것은 축구로부터 시작되었다.”라고 시작하는 소설의 첫머리. 제목-아내가 결혼했다-은 남자들에게 비난받기 좋고 첫머리-모든 것은 축구로부터-는 남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인다. 물론 여기서 말한 남자들이란 ‘모든’ 남자를 말하기 보다는 ‘대부분’의 남자들을 말한다. 아내가 결혼하는 걸 좋아할 남자들은 극히 드물 것이며, 축구를 싫어하는 남자보다는 좋아하는 남자가 훨씬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가는 보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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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집을 나오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작년부터 새로운 집에서 홀로 살고 있다. 본가에서 멀지 않다.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직장이 멀어서, 혹은 결혼 때문에, 아니면 집이 멀리 이사가니까 등등의 이유가 아니면 독립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본가와 한동네라니 이상하게 볼만도 하다. 가족. 참 슬프고 억장이 내려앉는 말이다. 태어나자마자 속하게 되는 집단이고, 그 집단의 보호 아래 성장하고 자라왔으며, 이만큼 살아왔던 고마운 곳이다. 그러나 어떤 때는 그곳은 감옥이 된다. 내 말과 행동과 생각을 구속하는 일이 생긴다. 머리가 커지면서, 대가리에 피가 마른다는 어느 시점에서 가족이 나에게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위로보다 상처가 될 때가 많다. 영화 을 보며 입안이 텁텁해지는 건 왜일까.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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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사진을 보세요. 어떤 공통점이 있죠?” 학생들은 머뭇거리는 듯했지만 조그마한 목소리들이 하나둘씩 나온다. “흑백이요.” “한 사람이네요.” “무언가를 표현하고 있어요.” “사진의 질감이 거친데요.” 때로는 대답에 칭찬하고, 때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감탄하는 모습을 보이며 학생들의 수업의지를 북돋우고 있는 이는 한금선 사진작가. 학생들은 광운대학교 미디어학부 학생들. 한금선 작가는 내가 만드는 잡지와도 꽤 깊은 인연을 갖고 있는 분이다. “그래요. 그런 공통점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그 안에서 이 작가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럼 그게 무엇일까요?” 그야말로 토론수업이고 현장학습이었다. 학생들은 주위에 서성이는 관중들을 조금은 의식하는 듯해 보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