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를 준비하는 아침마다 등교하는 고등학생들을 본다. 남녀 아이들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아침부터 수다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 시간이 대략 7시 30~50분 사이.
마포대교 넘어 달릴 때도 종종 보는 고등학생도 둘이 있다. 이 시각이 대략 8시20~30분 사이이다. 이들을 왜 기억하냐면 둘이 항상 같이 싸이클을 타고 등교를 하면서 차도 위에서 매우 거침없이 달리기 때문이다. 평범했다면 기억하지 못했을 텐데 헬멧을 쓰지 않은 머리 모양, 책가방을 크로스로 멘 스타일, 거기에 주중 아침 출근길에서는 보기 힘든 사이클링 자전거, 게다가 교통법규나 방어 운전 등과는 거리가 먼 운행 모습 등이 인상적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달리는 그 아이들을 볼 때면 가슴이 쫄아드는 느낌마저 든다. 이 아이들은 바빠서 그렇게 달리는 걸까?
2019년 고등학생의 평균 등교 시간은 8시24분.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2014년부터 ‘9시 등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의 수면 부족 및 아침 결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였다. 결과적으로 약간의 개선 효과(수면 시간은 7~31분, 아침 식사는 8% 상승)는 나타났지만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즉, 단순히 아침 등교 시간을 늦춘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가족의 생활패턴, 노동 시간의 유연화 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데... 마포대로를 종횡무진 달리는 아이들에게 등교시간을 더 늦춰준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복잡한 출근 시간 대에 사람과 차량 사이를 곡예하듯 누비는 아이들의 질주 본능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부디 무사히 졸업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