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고, 아주 가끔 자전거여행을 다녀온 포스트를 올리고, 한동안 자전거출퇴근을 했다는 이유로, 지인들이 자전거에 대해 묻곤 한다. 보통은 어떤 자전거를 사는게 좋으냐는 질문이지만, 자전거의 종류도 많고 용도도 다양해서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내가 아는 정보도 빈약하고 지식도 얕은게 가장 큰 이유다. 아는 후배가 또 안부게시판에 비밀글로 자전거에 대해 물었다. "이제 봄이구 해서 자전거를 살까 하는데, 어떻게 저렴하고 튼튼하고 예쁜 자전거를 구입할 수 있을까요? 일상에서두 가까운 근거리 여행두 가능한 걸루 사고 파요~ 너무 큰 욕심인가요? 자전거 구입에 관한 조언좀 부탁드려요~" 이런 질문이 나올 때마다 얼버무리거나 이런저런 말들을 늘여놓긴 하는데, 한번 본격적으로 정리해 보자..
서울을 크게 보아 한강의 수경이라는 X축과 북악산, 남산, 관악산으로 이어지는 산경의 Y축으로 이뤄진 사분면이다. X축과 Y축이 만나는 산수의 중점에 한남대교가 있지 않나 싶다. 원래 서울 도심의 수경축은 청계천이었다가 강남으로 서울이 뻗어나가면서 한강으로 대체됐다. 홍은택 씨가 쓴 의 한 대목이다. 홍은택 씨는 이라는 자전거 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얼마전 후배로부터 선물받은 이 책은 올해들어 자전거 출퇴근을 일주일이 2~3회 정도 하고 있는 나에게는 매우 유용하다. 글들은 대부분 한겨레신문에 연재되었던 내용들을 책으로 다시 정리해서 내놓았는데, 자전거로 서울에서 출퇴근 하는 이들이거나 자전거 출퇴근을 생각하는 이에게는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가 아닐까. 여행 기분을 내며 자전거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아..
한번 배우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 있다. 특히 몸에 밴 기술의 경우 몸에 이상이 생기지 않는 한 평생 각인되는 것이다. 그런 것에 자전거가 있다. 지난 토요일 후배의 부탁이 있어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줄 일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만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넘어지는 공포, 그리고 충돌의 공포다. 공포는 사람의 행동을 제어하는 주요한 감정의 하나이지만, 그 공포를 넘어섰을 때 느끼는 희열은 또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이다. 후배도 그런 두려움이 없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는 그 배움으로서 얻을 수 있는 보상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믿음 그리고 희망 “걱정 마, 내가 자신하건데, 너 한 번도 안 넘어지고 자전거 배우게 해줄게. 믿어봐.” 사실 자..
돌아왔다. 나름대로 성장의 고통과 아픔이 있었다. 자연과 만나는 감동이 있었고, 항구와 시장과 벌판, 공장에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도 보았다. 가을이 깊어가는 한가운데서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과 땅을 보았고, 바람과 비도 원없이 맞아보았다. 가을볕에 타버린 얼굴과 더 탄탄해진 다리근육과 맑아진 머릿속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어 기쁘다. 몸이 가벼워진 것처럼 마음도 가벼워졌다. 삶을 더 가볍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송탄역 근처의 여관방에서 눈이 떠진 것은 6시. 알람도 없고 창밖도 어두운데 눈이 떠졌다. 오늘이면 서울로 들어간다는 설렘 때문이었을까? 다시 잠들어보려 했지만, 잠은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뉴스를 틀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심드렁하니 듣는다. 건성건성 듣다가도 일기예보만 나오면 몸이 돌아간다...
독일장여관. 이름은 그럴싸한데, 별로 추천할만한 집은 아니다. 근처 다른 여관방들이 어떤지 모르지만 전국일주에서 다져진 여관에 대한 감각을 되살려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그래도 온돌이 좋긴 좋다. 김밥나라에서 아침을 해결하고 초지대교로 향했다. 원래는 섬의 서쪽 끝까지 해안가를 따라 가고 싶었다. 하지만 동행한 김 선배도 오후 일찍 집에 가야 한다고 하니 섬의 동쪽 해안만을 타고 초지진을 구경한 후 초지대교를 넘어 서울로 돌아가기로 한 것이다. 건너편 김포와 그다지 멀지 않다보니 큰 바다를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갯벌이나 고기잡이배 등은 반갑다. 바다를 상징하는 것은 이런 것들이다. 갯벌, 갈매기, 고깃배, 파도, 비릿한 바다내음, 등대, 백사장 등등. 초지진으로 내려가는 길 일부에 이런 것들이 있었다..
실로 오랜만에 자전거답게 달렸다. 작년 11월 이후로 이렇게 하루 종일 자전거 타보는 건 처음이다. 사실 많이 긴장하고 걱정했다. 체력은 될까? 자전거는 펑크 나지 않을까? 펑크나면 내가 고칠 수 있을까? 강화도까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일까? 중간에 위험한 곳은 없을까?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등등... 예전에 자전거 전국일주 떠나기전에도 그랬다. 걱정을 하다보면 하늘이 무너질까 걱정하는 것처럼 온갖 상황들이 다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그냥 가는 게 좋다. 말이나 생각보다 위대한 것은 행동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걱정이 아니라면 페달에 과감하게 발을 얹고 돌려보는 거다. 안양천 자전거도로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는 합수부 지역에서. 멀리 보이는 다리는 가양대교 행주대교 남단에..
국도와 지방도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목적지까지 빨리 가는 데는 일반국도가 확실히 좋다. 하지만 길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적다. 그러나 지방도는 좀 돌아가는 길이고 갓길도 작지만, 보고 느낄 수 있는게 많다. 오늘도 잠깐 지방도를 타다가 늦은 가을의 아름다운 풍경 하나와 만날 수 있었다. 부여를 나와 공주로 가는 길은 예상대로 언덕들이 무수히 기다리고 있었다. 그다지 힘든 언덕은 아니었지만, 아침부터 무릎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하니 덜컥 겁이 났다. 일찍 출발한다고 아침도 빵과 우유로 대신했다. 배고픔은 없지만, 몸이 어떨지 걱정됐다. 부여도 그랬지만, 공주는 더욱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도시도 부여보다 깔끔하고, 도시 중앙에 있는 공산성은 높지도 않으면서 고풍스런 멋을 느낄 수 있었다. 학교 다니는 ..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얼마 뒤, 역에 세워놓았던 자전거의 안장을 도둑맞고 말았다. 자전거를 통째로 들고 가는 자전거 도둑도 있는가 하면 요즘은 부품 일부를 훔쳐가는 도둑도 많다. 자전거 여행 중에도 앞 전조등 뒤 후미등을 모두 초반에 도둑맞았더랬다. 여행 후반에는 자전거를 여관 로비나 뒷마당 가려진 곳에 놓았고 찜질방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환한 곳에 보이게 하거나 찜질방 로비 한 구석에 양해를 구해 채워놓기도 했다. 안전하게는 가까운 파출소에 맡기는 것도 방법이다. 자전거 도둑이 기승을 부리다보니 자전거 도둑을 피하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마음 먹고 훔쳐가는 도둑을 막을 방법은 딱히 없다. 자전거 주인이 최대한 세심하게 자전거 관리를 해야 하는 것이 최상이다. 자전거의 안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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