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술마시다. BU에서 이번 달에 그만두는 직원이 벌써 넷이다. 오늘 그 중 한 직원이 자신의 퇴직 파티(?)에 나를 초대했다. 이로서 유별나게도 퇴직자 중 딱 한 명을 제외하고 모든 사람과 술 자리를 한 몇 안되는 직원이 되었다. 술 한 잔 제대로 해 본 일 없는 직원이 잠깐 함께 했던 모임의 인연으로 그 자리에 불러낸 것이니 특별하다고 할 수도 있다. 내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2. 취하다. 그런 자리가 편한 것은 아니다. 쏟아지는 문제 의식들에서 갈피를 잡는 일에도 허덕였다. 때로는 가시방석 같았다. 힘들게 날 변호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같이 성토했다. 물론 진심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도 동감하기 위해 노력했다. 매번 이런 자리에서 느끼는 것은 나이듦이다. 나이를 어중간하게 먹으니 심장..
서울은 이날 영하 9도까지 내려갔다. 한파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친친 국수의 유리창에는 짙게 김이 서려져 있다. 뿌연 유리문 너머로 두 남자가 흐릿하게 보였다. 창기와 성태는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서 국수를 기다리고 있을 때, 외국인 남녀가 들어왔다. 메뉴에 대해 광노형과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들로 분위기는 정겹다. 친친국수 닭개장 국수 ST 이야기전날 영화 ‘미라클’ 시사회 뒷풀이로 간만에 엄청 달렸단다. 닭개장국밥을 주문했지만 그의 입에 들어가는 밥알은 별로 없었다. 그럼에도 술은 참 달게 마신다. 역시 영화 ‘국제시장’ 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국제시장’과 관련해 성태는 “훈훈한 ... 따져보면 무서운 영화”라는 기사를 오마이뉴..
많은 사람들이 좁은 취업문을 이야기한다. 청년 취업 문제는 이제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취업하면 총알없는 전쟁터란다. 그 전쟁터를 좀비처럼 돌아다니는 것이 요즘 직장인이다.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이 경직된 조직 문화에서 생각과 의지를 거세당하고 있다.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는 우리의 이상한 조직문화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판타지도 만들어 준다. 장그래 같은 우리 사회 새내기 취업자들은 오늘도 자기 성장 보고서를 쓰면서 '완생(完生)'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과연 '완생'은 있을 수 있는 이야긴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조직도, 개인도 정체되어 괴로운 세상이다. 그러나 여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간 사람들이 있다. SNS를 통해 세계 최대 기업 애플의 문을 연 우..
뉴욕 타임스 혁신보고서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많다. 언론 미디어는 일찌감치 디지털 시대로 인하여 역사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고, 이 디지털 파도는 머지 않아 출판시장, 특히 교과서에도 적지 않게 휘몰아칠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콘텐츠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심층적인 결과물로서 이 보고서는 유의미하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안에 불과하나 이는 모두에게 열린 제안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콘텐츠에 대한 더 깊은 생각과 사유를 위하여 의미 있는 해석글들을 링크해 본다. ▲ 슬로우뉴스의 기사 첫째. 뉴스 도달거리를 확장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접근하라 1. 구조화된 저널리즘: 데이터 구조를 혁신하라 2. 소셜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라 3. 뉴스 소비의 개인화를 지원하라 둘째. 편집국과 비..
1. 교과서를 선택하는 것은 교사다. 그러므로 교사의 수업공간에 최적화되어야 한다. 교사는 강연자다. 강연과 교과서, 그 함수관계 그래프를 파악해야 한다. 2. 물론 좋은 교과서의 채택은 교사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런데 만일 교과서 선택 권한이 학생들에게 주어지고 어떤 교과서를 선택하던지 학교 수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만들어진다면? 3. 교과서 내에 수업에서 할 수없는 과제가 터무니없이 많이 제시되고 있다. 실제 과제를 제시하고 점검하는 것은 교사다. 따라서 과제의 제시는 지도서로 해야 맞다. 교과서에서는 학습자료를 직접 제시해 주어야 한다. 4. 살아있는 교과서를 이야기할 때 살아있다는 의미는 뭘까? 그것은 역동성이다. 교과서가 나오면 편집팀은 끝(마감)이라고 본다. 그러나 마감은 사실 책의 죽음이다...
선셋 구피, 화이트 미키마우스 플래티, 비파, 코라도라스. 새롭게 식구가 되었다. 배송 과정에서 화이트 미키마우스 플래티 한 마리가 힘들었는지 어항에 합사한 이후 몇시간만에 죽은 것을 빼놓고 모두 건강하다. 수초도 좀 들여놓았다. 그래서인지 이전에 있던 물고기들과도 잘 어울리고 있다. 어항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었을 거다. 지금은 저 세상으로 떠난 후배 최가 우리집에 놀러 왔을 때 두자짜리 큰 어항을 들고 온 적이 있다. 택시에서 엄청나게 큰 물건을 조심스럽게 내리던 그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 그가 남겨준 뜻밖의 선물 중 이제 어항만 남아 있다. 선물로 시작된 물고기 기르기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일이 주는 소소한 즐거움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어항을 볼 때마다 그 생각이 얼핏..
하나의 교과서가 끝났다. 끝내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던 적도 있었다. 아쉬운 점은 원두커피의 찌꺼기 같다. 바닥에 남아서 지난날의 쓴 맛을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떠나보내야 할 때 떠나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사람이든, 사물이든. 장장 10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이었다. 디자이너는 책이 나온 것을 보면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4월에 이사가 있었던 동료 편집자는 이제야 짐 정리를 할 수 있겠다고 한다. 이 세상 어느 교과서에 땀과 눈물이 없을까. 하지만 그 모든 땀과 눈물이 보상받는 것은 아니더라. 책이 인쇄되어 나온 날 또 다른 교과서는 불합격을 통보받았다. 내가 만든 이 교과서가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학교 현장의 요구나 정부의 방침, 저자의 생각은 저마다의 가지를 뻗어나가..
어쩌면 그의 죽음은 1990년대 학번의 시대적 종언일 수도 있겠다. 그와 공유했던 그 많은 추억과 기억들은 그의 죽음과 함께 죽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그 시대를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그냥 눈물만 쏟던 후배들, 찾아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종주먹질을 하며 당신들 때문에 죽었다고 울분을 토하는 녀석. 조용히 술병의 술만 축내는 동기들, 모두들 그와의 기억 한토막을 어렵게 끄집어내며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그를 빼놓고 옛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다. 한 시대가 이렇게 저무는 건가. 하나의 우주가 또 기억의 블랙홀로 소환되는 것일까. 너무나 많은 것을 공유했으면서도 아무 것도 함께 하지 못했던 안타까움들이 여기저기서 한숨이 되어 술상을 떠돌았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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