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내가 일하는 곳을 물어 보면 나는 마포구 공덕동이라고 한다. 공덕동이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은 아니지만, 오래전에 이곳에서 근무를 한 일이 있기 때문에 나를 오랫동안 알아온 이라면 깜짝 놀라곤 한다. 그렇다, 나는 다시 컴백했다. 예전처럼 교과서를 만들 것이다. 내년에도 교과서도 만들고 지도서도 만들고 교재도 만드는 일을 할 것이다. 일이 일을 만들고 그 일이 다시 일을 까는 그런 수렁에 다시 들어왔다. 하지만 두렵지는 않다.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은 백전노장의 심정이다. 그래 알만큼 알고 겪을 만큼 겪어봤기 때문에 두려울 게 없다는 심정이다. 하여튼 다시 공덕동이다. 아무래도 이제 이곳에서 아주 오랫동안 살아남아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다. 놀아보니 그렇다. 오래 놀면 마음 약해..
“이거 어디서 났어요?” “요 앞 길 건너 가게에서 샀어요.” “참 예쁘네요.” “화분이 마음에 들더군요.” 사올 때 이 녀석의 안내 팻말에 ‘더피’라고 적혀 있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줄고사리과 식물이라고 한다. 학명은 Nephrolepis cordifolia. 원산지는 일본이지만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구슬같이 작고 약간 동그란 듯한 잎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어 탐스럽다. 물을 좋아하며 음지에서도 잘 자란다. 사무실 반응은 좋았다. 예전 직장의 어느 부서는 전략적으로 화초를 분양했다. 직원들은 대부분 책상에 작은 화분 하나쯤은 기본이었고, 어떤 이는 3~4개를 올려놓아 마치 화단처럼 꾸민 사람도 있었다. 게다가 사무실의 조그마한 공간에는 어김없이 큰 나무나 화분이 놓여 사무실 공기를 맑게 순환시켜 주..
여름에 한강에 나가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한밤 중에도 자는 사람, 술마시는 사람, 싸우는 사람, 노래하는 사람, 고스톱치는 사람, 폭죽 터뜨리는 사람, 오토바이 타는 사람, 자전거 타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배 타는 사람... 벼라별 사람들이 참 많다. 새벽 2~5시까지 풍경이었다. 물론 그중 노래하는 사람, 술 마시는 사람에 본인을 비롯한 일행이 있었음을 부정하진 않겠다. 하지만 뭐, 우리만 그랬나. 다들 그렇게 여름밤의 무더위를 즐기고 있었다. 제주도 뒷풀이라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한강에 가서 술마시자는 제안은 내가 했다. 마침 서영 선배의 차가 있었고, 거기에 돗자리도 두 장이나 있다고 했다. 한강의 야경에 술잔을 띄워보자는 아주 낭만(?)적인 제안에 금세 호응해 주었다. 그런데 역시..
집 컴퓨터는 인터넷과 문서작성 등 아주 간단한 프로그램만 돌리고 있는데, 요 며칠 한글이 맛이 갔다. 궁여지책이라고 그동안 MS워드라도 써 봤지만, 워낙 손에 익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보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며칠 전 친구로부터 한글 프로그램을 받았는데 그 친구 말로는 회사에서도 잘 깔아서 쓰고 있는 것이라면서, 아마도 아무 문제없이 잘 될 거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하더라. 문제는 그렇게 쉽게 될 것 같았던 프로그램 까는게 이렇게 새벽까지 이어질 줄이야. 잘 깔리던 프로그램이 막판에 오류메시지가 뜨면서 모두 취소해 버리고 끝나버린다. CD를 빌려준 친구에게 물어봐도 알 수 없단다. 그저 “그거 우리집에서도 아무 문제없이 깔렸어.”라는 대답만 들었다. 이놈의 컴퓨터가 문제다. 도대체 이 알 수 없는 현상 앞에 ..
살면서 확실하던 것들도 점점 희미해져 가지. 분명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살다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아'라며 제딴엔 포용력 있게(?) 돌려 생각해 보는 제주도 생겼어. 좋게 말하면 겸손해지는 거지만, 더럽게 말하면 좀 비겁해지는 거였지. 적응? 좋지, 아주 좋은 말이야. 반항하고 개기는 후배들에겐 그런 말을 하곤 했었어. "적.응.하.라.고!!!' 그렇게 적응하지 못하고 순응하며 길들여졌던 우리 스스로가 말야. 서른도 훌쩍 넘어 마흔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 치기 어린 의혹으로 삶을 채우는 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줄 알면서도 그저 세상 돌아가는 것에 쉽게 눈돌릴 수가 없는 내 안의 어린 마음이 살포시 고개를 들더라. 그 마음 지긋이 눌러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정/말/ 곤혹스럽다. 오늘도 사람들과 모임에서 이..
촛불집회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위트와 풍자, 해학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다. "전경 여러분, 이미 점호시간이 지났습니다. 지금 바로 해산하시고 숙소로 돌아가서 점호받으세요. 전경 여러분, 여러분이 이런다고 밥 더 주지 않습니다. 휴가, 더 주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선동당하고 계십니다. 여러분들을 선동하는 저 경찰들을 보세요. 여러분들이 이렇게 불법을 행하는 동안, 여러분들을 선동하는 저 경찰관은 얼굴도 보이지 않는 안전한 곳에서 여러분들을 선동하고는 바로 도망가 버릴 것입니다. 여러분, 선동당하지 마시고 방패를 내려놓으시고 시민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십시오. 여러분의 가족과 형제 자매들입니다. 여러분의 미래의 부인입니다. 전경여러분, 여러분에게 명을 내리는 어청수의 아들은..
초기화면을 다음으로 바꾼지는 오래다. 촛불집회 이전부터 내 컴퓨터의 초기화면은 엠파스나 다음 둘 중의 하나였다. 네이버가 자사이기주의와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못된 짓을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타사의 열린검색을 막는다든지, 정치적 댓글을 기사와 관계없는 엉뚱한 곳에 몰아놓는다든지의 정책은 누가 뭐라고 해도 정보유통의 자유로운 흐름과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고 침해하는 행위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는 조중동이 다음에 뉴스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나왔다. 많은 네티즌들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미디어 다음을 ‘청정지역’으로 선포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컨텐츠를 제공받아 운영하는 포탈로서는 매우 곤혹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조중동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정보는 독점이 될 수 없다. 기본적으로 유통(흐름)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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