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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톨스토이처럼 쉽게 풀어 줄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톨스토이를 접한 건 꽤 오래전 일이다. 그의 단편들을 안데르센 동화집처럼 보았던 적이 있다. 물론 안데르센과 톨스토이는 너무나도 다른 작가였지만, 그 둘은 우리집 세계아동문학전집에서 함께 살았던 식구였다. 특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바보 이반’ ‘사랑이 있는 곳에 신도 있다’ 등의 단편은 어린 나에게도 다른 동화들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 이야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바보 이반’. 세 형제 중에 바보로 놀림 받던 이반이 결국 왕국의 공주님과 결혼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 이상하게 생긴 악마가 바보 이반에게 붙들려 있는 이상한 그림이 여전히 머릿속에 아련하다. 하지만, 우직하고 성실한 사람의 삶이 얼마나 빛날 수 있는가를 보여 준 단편이었다. 


톨스토이를 다시 만난 것은 대학 1학년 때다. 아마도 현대문학 시간이었다고 기억하는데, 그때 읽어야 할 책 중 하나가 ‘부활’이었다. 유감스럽게도 ‘부활’에서 온전히 기억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그것보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보았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이 더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이제 잊혀진 톨스토이를 인문학 강연에서 다시 만났다. ‘플라톤 아카데미 TV’의 여덟 번째 인문학 강의 ‘톨스토이, 성장을 말하다(석영중 교수)’이다. 강연은 주로 ‘안나 카레니나’를 통해서 작가 톨스토이를 살펴보고 있다. 작품은 톨스토이의 생을 설명하기 위한 소품에 불과하지만 작품을 읽지 않아도 강연 내용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특히 작품 속 주인공 레빈을 통해 삶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다.


톨스토이는 꽤 수명이 길었다고 한다. 물론 그 전에 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긴 일이 있었다. 그런 그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죽음을 기억하는 것’을 이야기했다. ‘죽음’을 기억할 때 순간순간의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고 변화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인간은 죽음을 깊이 고민할 때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죽음이 곧 성장의 발판인 것이다. 톨스토이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는 곧 성장하는 삶이었다. 몰입을 통해 자아를 해방 시키는 것, 그래서 세상을 해방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은 ‘안나 카레니나’의 마지막 문장으로 마무리된다.

"나의 생활 전체는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것과는 상관없이, 매 순간순간이 이전처럼 무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빅터 프랭클의 '삶의 의미를 찾아서'에서도 언급되는 이야기이다. 매 순간순간 삶의 의미를 집중하고 발견하여 자아를 세우고 세상을 해방시키는 과정에서 인간은 성장하고 그 성장이 곧 기쁨이며 행복이 된다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부활', '안나 카레니나'를 다시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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